회귀 빙의 환생이 어때서

시간보내는덴 역시 웹소설만한게 없다

돌이켜보면 육아휴직 기간 동안
게임도 많이 했지만 웹소설을 읽으면서 여가시간을 가장 많이 보냈다.

평소 순문학은 안읽고 장르문학만 읽는 중딩입맛이지만
그와중에도 기대를 (좋은 의미로) 산산이 박살낸 작품들 몇개만 소개해보려 한다.
읽은게 더 있긴 한데 좋아하는 작품들만.

순서는 최근 읽은 순서.

판초우의의 마법사 표지

판초우의의 마법사

작가 하드폭발
연재상태 연재중
읽게된 계기 입소문이 좋았고, 전에 읽던걸 다 읽었어서 랭킹에서 찾다가 시작.
내 평점 4.9/5.0 (지금까진)

시리즈에서 장르가 ‘판타지’로 분류되는데다가, 제목이랑 표지 일러스트만 보고는 “아 그냥 군생활하던 주인공이 행군중에 어디 이세계로 떨어져서 마법을 배우나”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

노노노노노노 그런거 아니다. 떠오르는 키워드는 데드스페이스, 러브크래프트(크툴루).
데드스페이스는 무서운데 자꾸 보게된다는 점과, 초기에 나오는 몹?괴물들이 네크로모프랑 비슷해서이고, 러브크래프트는 세계관 설정자체 + 가끔 묘사되는 신에 가까운 무언가들 때문에.

주인공이 나사가 많이 빠져있다. 주요 등장인물들이 모두 그런데,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진다. 근데 이것도 어떻게보면 요즘 클리셰인가.
개그로 흐르는 파트와 진지한/어두운 파트 퐁당퐁당이 매우 적절하다.
상황묘사나 뭐 이런게 좀 징그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호러물 잘 못보면 패스하는게 좋다.

내 고향엔 무림인이 산다 표지

내 고향엔 무림인이 산다

작가 데이우
연재상태 완결
읽게된 계기 랭킹이 높았던걸로 기억.
내 평점 4.7/5.0

제목만 보면 “아 그래 무림인이 사니까 무공 배우고 어쩌고 저쩌고...”를 예상

음... 이것도 그런거 아니다. 무협중에 회귀해서 머릿속은 할배인 작품들이나, 개 천재라서 숨만쉬어도 경지가 올라가는 것들이 있는데 이작품은 주인공은 확실히 천재과긴 하나, 모든게 현실세계에서 생각하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뭐 요즘엔 이런것도 정의하는 단어가 있더군. ‘로우파워 무협’이라고.
내공은 돈을 쳐발라야 한다. 영약/영초 먹어야지 내공이 리필된다. 당연히 개 비싸고 돈도 많이 들어가는 구조가 묘하게 현실적.

단점이라면.. 댓글에도 있지만 이야기 전개중에 온갖 갈등이 다 주인공네 고향동네로 모이게 되어서, 내 고향엔 무림인만 산다 상태가 되는 것.

아주 최근에 완결되었는데, 깔끔하게 잘 마무리했다. 그것도 추가 포인트.

도주만리행 표지

도주만리행

작가 정삼생
연재상태 완결(?)
읽게된 계기 지나가다 본 글에서 입소문이 좋았다.
평점 5.0/5.0

세번? 아니 다섯 번 정도 첫 세편을 못넘기고 놓았다가 돌아왔다가 했다.

글의 묘사력이 뛰어난데, 너무 세세하게 설명을 하다보니 밀도가 너무 높다. 예를 들자면 빈칸, 빈 문장으로 간격을 띄운다거나, 문단을 나누거나 해서 읽는 사람 숨을 좀 틔워주기 마련인데 그런거 전혀 없고 말밥이 미친듯이 빡빡하고 길다. 그래서 빠져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나 싶긴 하지만, 대신 깊이깊이 빠질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위 두 작품에서 장점이라고 했던 것들이 증폭되어서 한 작품에 뭉쳐있다. 주인공이 약물중독상태에다가 틈만나면 사람죽이려고 하는 살수출신이라 터지기 직전의 폭탄같은 캐릭터라는것 부터가.. 심지어 끝날때까지 주인공 본명도 알수 없다. 약에 취한 상태로 아무 이름이나 대는데 그 이름으로 그냥 끝까지.. 일종의 맥거핀인가 싶다.
전개의 기본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한 고비 잘 넘어가나 싶으면 또 이슈가 터지고 사람이 죽어나간다. 그래도 개연성은 잘 챙겼다.

이것도 로우파워무협에 들어갈것 같긴 한데, 위 작품보다 한참 레벨이 아래다. 처절하게 현실적. 무협지라면 당연히 깔고가는, 상식레벨의 무공들을 완전히 현실의 입장으로 컨버팅했다. 소림의 백보신권을 해석해놓은걸 보고 한참 웃었다.

일단은 완결이라고 되어있는데, 실제는 1부의 완결로 보는게 맞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상태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데 그냥 아 이번 챕터 끝났구나 정도의 느낌.
문제는 다음이야기를 빨리 보고 싶은데 이거 하나 내고 작가가 잠적상태다. 몇 년째 기약이 없으니, 슬램덩크랑 같다고 봐야할까. 아...

회귀수선전 표지

회귀수선전

작가 엄청난
연재상태 완결
읽게된 계기 입소문. 그리고 밈.
평점 4.3/5.0

무협은 많이 봤는데, 선협은 또 뭐야? 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책. 일단 이 작품에서 파생된 밈이 꽤나 많다. "후후 서도우"부터..

중국에서는 이미 유행한지 오래된 장르인거 같은데, 그 클리셰를 또 나름 탄탄하게 설명해줘서 빠져들게 하는 솜씨/구성이 좋다. 다만 선협(신선의 그 '선')이다보니 이게 세계관이 너무 커서.. 보다가 중도하차 한 번 하고, 재도전해서 거의 막바지까지 읽고는 또 하차.

어떤식이냐면, 내가 사는 세상 -> 환생을 거듭하면서 강해짐 -> 내가 여기서 이제 최강인가? -> 훗 사실 너는 범부에 불과 -> 환생을 거듭하면서 강해짐 -> ... 이게 한 10번쯤 되니까 더이상 뭘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진다.

그래도 이걸 다 이겨내고 읽게 만드는건 스토리라인과 캐릭터 구축인데, 그 측면에서 정말 잘 했다고 생각.

일단은 여기까지.
무협을 많이 보셨던 분들이라면 도주만리행을 꼭 추천합니다.

위쳐 리마스터는 언제하나 대체...